대전 하루 여행기, KAIST 산책부터
작년에 대전으로 여행 갔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전까지는 서울에서 KTX를 타면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대전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린 적이 있으며 '대덕연구단지'가 있는데 그곳에는 ETRI, KAIST, IBS, KISTI 등의 국책연구소와 과학기관들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철도중심지로도 알려져 있으며 한국철도공사(KORAIL)의 본사가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과학기술,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많은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대전의 먹을거리로는 칼국수가 유명하며, 성심당이라는 빵집이 아주 유명해서 전국에 있는 빵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빵을 많이 사가기도 합니다. 다양한 관광지가 많이 있지만 한밭수목원, 엑스포과학공원, 유성온천 등이 인기가 있습니다. 대전에서의 하루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첫 번째 코스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과학기술 연구의 요람, KAIST(한국과학기술원) 캠퍼스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KAIST는 연구중심 대학답게 다양한 학과 건물과 첨단 연구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깔끔하고 넓은 캠퍼스가 인상적입니다. 캠퍼스 입구에 들어서면 잔디 광장과 조경수, 그리고 산책로가 시야에 들어오는데, 학교 특유의 차분하고 학구적인 분위기가 아침 공기를 타고 전해져 옵니다.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캠퍼스를 거닐면서, 곳곳에 마련된 벤치나 쉼터에 잠시 앉아 책을 읽거나 간단한 간식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캠퍼스 중앙을 가로지르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공학동, IT 융합센터, 자연과학동 등 다양한 건물을 만나게 됩니다. 건물마다 전공 분야가 다르고 외관 역시 독특해, 마치 하나의 과학기술 테마파크를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학술 문화관 건물에는 기념품을 살 수 있는 브랜드샵이 있습니다. 이 대학교에 또 하나 유명한 것은 오리연못인데요 거위 가족이 살고 있어서 이 거위들을 보러 오는 방문객도 많습니다.
한밭수목원, 엑스포과학공원
KAIST 방문을 마친 뒤에는 대전의 대표적인 힐링 공간인 한밭수목원으로 이동했습니다. 한밭수목원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인근에 자리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이곳은 다양한 수목과 꽃들을 한데 모아 계절마다 각기 다른 풍경을 선보이는데, 봄에는 화사한 꽃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푸른 녹음이 가득해 계절감을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힘들지 않게 걸으면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으며, 주말이면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나 연인, 사진 동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수목원 내부에는 습지원, 호수, 그리고 작은 전망대 등 볼거리가 골고루 마련되어 있어, 가벼운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근처에서 간단한 간식을 구매해서 벤치 위에서 느긋하게 점심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도심형 수목원이지만 규모가 제법 커서, 여러 구역을 천천히 돌아보는 데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덕분에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며 심신을 달랠 수 있는 것이 한밭수목원의 매력입니다. 수목원에서 받은 편안한 기운을 가득 안고, 다음 목적지인 엑스포과학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한밭수목원 인근에 자리한 엑스포과학공원은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만들어진 대규모 과학 전시와 놀이 공간으로, 현재도 과학기술의 발전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주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당시의 엑스포 주제관, 무역전시관 등은 물론, 현재도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가 진행되어 가족과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장소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공원 내부를 돌아다니다 보면 과학기술에 관한 다양한 조형물과 교육 시설을 만나게 되는데, 이를 통해 과학기술의 역사와 미래상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시설 중 하나인 '아이디어팩토리'나 '첨단과학관'에서는 로봇,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호기심 많은 여행객들에게 제격입니다. 또한 93 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대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데, 특히 맑은 날에는 멀리 보이는 대청호와 주변 산세가 더없이 시원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공원 곳곳에는 산책로와 휴식 공간, 그리고 각종 상점과 편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계절에 상관없이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한밭수목원과 엑스포과학공원을 연계해 방문하면, 자연과 과학이 어우러진 특별한 대전 여행 코스를 완성할 수 있으니 놓치지 말고 즐겨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성심당과 중앙시장
하루의 대전 여행을 마무리하기 전에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면, 단연 성심당과 중앙시장입니다. 먼저 성심당은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대전의 대표적인 제과점으로, 전통과 명성에 걸맞게 매일 긴 줄이 늘어서기로 유명합니다. 튀김소보로와 부추빵은 성심당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해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이 외에도 '명란바게트', '샐러드빵' 등 독특한 조합의 빵들이 줄줄이 자리하고 있어, 먹거리 천국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과장이 아님을 실감하게 됩니다. 빵과 음료를 포장해 간단히 요기하거나, 매장 내부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음 일정을 구상하는 것도 좋습니다. 성심당에서 든든하게 간식을 챙기고, 대전의 또 다른 명소인 중앙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중앙시장은 대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전통시장으로, 크고 작은 점포가 빼곡히 모여 다채로운 상품과 먹거리를 선보입니다. 과일, 채소, 의류, 잡화에서부터 노포들이 전해 내려오는 토속 음식까지, 발길 닿는 곳마다 정감 넘치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특히 분식집 골목이나 떡집 골목, 칼국수 식당 등을 누비며 요리 과정을 직접 구경할 수 있는데, 먹음직스러운 냄새와 함께 시장 특유의 활기가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렇게 시장의 여러 가지 음식들을 맛보다 보면, 하루 여행이 마무리됩니다. 어느새 몸은 피곤해졌을지 몰라도, 잊지 못할 추억과 배부름은 확실히 챙겨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