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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등산 경험담 - 도봉산역, 선인봉, 능선길, 망월사

by 감사하쟈 2025. 3. 23.

도봉산 위의 바위들
도봉산 위의 바위들

도봉산 등산 경험담, 도봉산역에서 시작

친구와 주말에 도봉산 등산을 하기로 결정하고 도봉산역 앞에서 만났다. 도봉산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묘한 설렘은 도시의 일상 속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난다는 기대감에서 비롯된다. 특히 이번 코스는 도봉산역에서 출발해 선인봉 밑을 지나 능선길을 타고 망월사까지 이어지는 꽤 알찬 여정이기에, 체력과 마음의 준비가 필수적이다. 아침 일찍 역에 내리면 주말 등산객들과 관광객이 한데 모인 분주한 분위기가 반겨주는데, 이곳에서 간단한 간식을 사거나 장비를 점검하기 좋다. 등산화 끈을 단단히 매고 배낭을 정돈한 뒤,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첫걸음을 내디뎌 보자. 도봉산역 인근부터 산자락으로 이어지는 길은 비교적 완만하지만, 초반에 체력을 아끼면서 오르는 것이 후반부에 큰 도움이 된다. 도봉산은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명산 중 하나로, 평일에도 찾는 사람이 많을 만큼 대중적이지만 동시에 바위 능선이 발달해 있어 어느 정도 산행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출발 전에 반드시 날씨 정보를 체크하고, 바람막이나 여벌 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 기온 차가 심하거나 강풍이 불 경우, 능선 구간에서 쉽게 체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물과 간식 역시 미리 준비해 두면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이제 준비가 끝났다면, 본격적으로 산길에 들어서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솟아오른 바위와 수목이 어우러진 모습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는 자연 속에서 진정한 쉼과 깨달음을 얻게 되리라는 기대감을 품고 걷기 시작한다.

선인봉 밑을 지나며

도봉산을 대표하는 바위봉 중 하나인 선인봉은 암벽등반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유명하다. 아직 능선까지 가기 전, 선인봉이 우뚝 솟아 있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산의 위엄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 구간은 돌계단과 흙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곳곳에 울퉁불퉁한 바위가 나타나 길이 생각보다 험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깨에 맑은 바람을 맞으며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바위 절벽이 주는 장엄함과 푸른 숲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장관을 마주하게 된다. 주변에서 암벽등반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자연을 대상으로 스스로를 시험하고 극복해 나가는 인간의 용기와 열정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발길을 멈추고 시선을 두게 된다. 선인봉 밑을 지날 때에는 나무 그늘이 드문 구간이 있으므로 햇볕이 강한 계절이라면 자외선 차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편, 이 길을 걷다 보면, 흐르는 땀에 지칠 무렵 작은 쉼터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거기서 물 한 모금과 간단한 간식을 섭취하며 숨을 고르는 것이 좋다. 심호흡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면, 길가에 피어나 있는 들꽃이나 곳곳에서 노래하는 산새 소리가 귓가를 간질여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선인봉 밑을 돌아나가는 길 자체가 가파르긴 해도, 도봉산의 대표 볼거리 중 하나인 선인봉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산행이란, 땀 흘리며 걸어가는 순간의 고단함과 이를 넘어섰을 때의 성취감 사이를 오가는 여정인 셈이다. 이렇듯 선인봉 주변의 풍광과 바위 능선이 선사하는 긴장감은 도봉산 산행에 색다른 재미를 더해준다.

능선길

선인봉 밑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능선길에 접어든다. 이 능선길 구간은 도봉산의 진면목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로 손꼽힌다. 비록 경사가 심한 부분도 있지만, 주변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터널 같은 숲길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져 몸과 마음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무엇보다 능선에 도달했을 때 넓게 펼쳐지는 파노라마 같은 산 아래의 풍경은, '아, 내가 이렇게나 멀리 올라왔구나' 하는 실감과 함께 작은 감동을 준다. 산 아래로 펼쳐지는 도시의 모습이 점점 작아지는 광경을 바라보면, 일상의 잡다한 걱정들이 그만큼 작아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게 되고, 그러면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낮에는 다소 더울 수 있으나, 능선 위에서는 바람이 더 강하게 불어 땀이 금세 식기 때문에 한층 걷기 수월해진다. 길 곳곳에 놓인 바위에 걸터앉아 잠시 쉬거나, 앉은자리에서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며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능선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가볍게 주고받는 인사 역시 산행의 묘미 중 하나다. 등산을 하면서 나의 호흡과 걸음을 조절해 나가는 과정은,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며 자연과 함께하는 참된 즐거움을 깨닫게 해 준다. 이처럼 능선길 구간은 도봉산 산행에서 놓칠 수 없는 하이라이트이자,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 자연의 위대함을 몸소 체험하는 값진 시간이다.

망월사에서 마무리

능선길을 충분히 만끽했다면, 이제 망월사를 향해 내려갈 차례다. 하산은 오르막보다 상대적으로 쉽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무릎과 발목에 부담이 더 갈 수 있으므로 천천히 주의 깊게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비가 온 뒤거나 낙엽이 많이 쌓인 계절에는 지면이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등산 스틱을 적절히 활용해 균형을 잡거나 작은 돌들을 밟을 때 발목을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나는 급하게 내려가다가 미끄러져서 넘어졌는데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내려가는 동안엔 도봉산의 울창한 숲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어, 이 또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길가에 흐르는 작은 계곡물을 마주치면, 휴식 삼아 손을 씻고 흘린 땀을 씻어내며 청량감을 느껴보는 것도 추천한다. 한참 내려오다 보면, 산속의 절, 망월사가 나타난다. 이곳은 오랜 역사를 품은 사찰로, 아담한 경내를 천천히 둘러보며 고즈넉한 분위기에 젖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시간에 맞춰 잠시 머리를 비우고, 오늘 산행에서 얻은 깨달음이나 감동을 곱씹어보면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망월사 주변에는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걸어온 길에 대한 보상으로 몸을 달래주어도 좋다. 친구와 나는 산 아래쪽에 모여 있는 식당 중에 한 곳에서 닭으로 만든 탕요리를 먹었는데, 등산 후에 먹는 그 요리의 맛은 기가 막히게 맛이 좋아서 아직도 생각이 난다. 이후 망월사역으로 이동해 지하철에 몸을 싣는 순간, 다시금 일상의 궤도로 돌아가지만, 한결 가벼워진 마음과 충만해진 에너지를 간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