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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농장 체험 여행기(딸기 따기, 현장 이야기, 느낀 점)

by 감사하쟈 2025. 3. 15.

딸기 농장
딸기 농장 체험

딸기 농장 체험 여행기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창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던 어느 봄날, 나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가방을 챙겼다. 시끌벅적한 도시 생활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던 차에, 인터넷에서 찾은 딸기농장 체험 프로그램이 눈에 확 들어왔기 때문이다. 딸기를 직접 따고, 신선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설명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차로 한 시간쯤 달려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내가 너무 좋아하는 새콤달콤한 딸기 맛이 머릿속을 맴돌자 곧바로 예약을 마쳤다. 출발 전, 편안한 옷과 신발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농장 주인이 안내해 준 '딸기를 따는 요령'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예를 들어 딸기 줄기를 손상 없이 따기 위해서는 꼭지 부분을 살짝 비틀어야 한다거나, '아직 색이 덜 오른 초록빛 딸기는 따지 않고 그대로 두어야 나중에 더 맛있게 익는다'라고 하는 조언이었다. 평소엔 슈퍼에서 이미 잘 선별된 딸기들을 사 먹기만 했으니, 막상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무척 궁금하고도 설레었다. 마침내 집에서 출발해 창문 너머로 시골 풍경이 펼쳐지는 길을 달려가자, 한껏 풀린 날씨 덕분에 초록 들판과 드문드문 보이는 논밭이 눈에 들어왔다. 도시의 회색 건물들 대신 구부러진 시골 길이 이어지고, 그 옆으로 논과 밭이 펼쳐진 모습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 주는 듯했다. '오늘은 오롯이 딸기의 매력에 빠져보는 날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도착한 딸기농장은 멀리서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니, 입구 쪽에서 은은한 흙냄새와 함께 농장의 기운이 물씬 풍겼다. 곧 작은 사무실 겸 접수대에서 농장 주인 할아버지가 환하게 맞아 주셨다. 예약 여부와 함께 주의사항을 간단히 확인한 뒤, 체험 일정과 장소를 안내받았다. 그 순간부터는 이미 도시의 복잡함이 아닌 딸기에 대한 달콤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매우 설레고 있었다.

빨갛고 싱싱한 딸기 따기

곧이어 안내받은 건물로 들어섰다. 예상보다 훨씬 길게 뻗어 있는 건물이 여럿 있고, 각각의 건물마다 수경 재배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건물 내부는 습도와 온도가 적절히 유지되어 보통 생각하는 습기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투명 필름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부드럽게 확산되어, 마치 온실 정원 속으로 들어온 듯한 안정감마저 느껴졌다. 바닥에선 흙냄새가 은은하게 풍기고, 허리 높이에 맞춰 설치된 재배 테이블 위로 윤기가 감도는 딸기가 곳곳에 달려 있었다. 직접 딸기를 따기 전, 농장 주인은 손수 잘 익은 딸기를 고르는 법을 설명해 주었다. 딸기의 밑동까지 붉은빛이 고루 퍼져 있고, 표면의 작은 씨가 살짝 튀어나온 듯 도드라지면 아주 맛있는 상태란다. 겉으로 완전히 빨갛게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밑부분이 약간 덜 익었을 수 있으니 꼼꼼히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테면 보물 찾기처럼 잎사귀에 가려진 딸기를 조심스럽게 들춰 보면서, 가장 먹음직스러운 딸기를 발견하는 과정이 의외로 짜릿한 재미를 준다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베드 사이를 돌아다니며 빨갛게 잘 익은 딸기를 하나하나 찾아서 담아보니, 무척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잎에 가려 잘 못 보고 지나쳤지만, 익숙해질수록 쾌감이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딸기가 손에 잡히는 순간, 작은 과일 하나에 담긴 싱그러움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 달콤한 향이 내 코끝을 스쳤다. 모아둔 바구니에는 금세 빨갛고 앙증맞은 딸기들이 하나둘씩 수북이 쌓여 갔다. '아직도 이렇게 많이 남았다니, 모두 딸 수 있을까?' 하면서도, 계속 손이 가는 재미에 시간을 잊게 되었다. 정신없이 딸기를 따다 보니, 내 옆에선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의 웃음소리도 들렸다. 아빠가 '얘들아, 이거 봐! 정말 커!' 하고 외치면 아이들이 '우와!' 하고 따라 놀라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주말 체험으로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듯 보였고, 모두 들뜬 얼굴로 시종일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 풍경 덕분에 건물 안은 따뜻하고 유쾌한 기운이 가득했다. 몇 개의 딸기를 먼저 맛본 아이들 입가에는 금세 빨간 주스 자국이 남았고, 어른들은 그런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농부의 정성이 느껴지는 현장 이야기

체험하는 동안, 농장 주인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 딸기가 왜 이렇게 달고 싱그러워요?'라는 질문에, 그는 수십 년째 이어온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끊임없는 정성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건물 안의 온도와 습도를 맞추는 것부터 벌을 이용한 자연수분, 시기별로 다른 영양분 공급, 매일 아침마다 '오늘도 잘 자랐나' 하고 말을 거는 작은 습관까지, 온갖 세심한 노력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이토록 맛있는 딸기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웃으며 '농담 같아 보여도, 식물도 다 듣고 반응한다!'라며 아이처럼 해맑게 말씀하셨다. 또한 상품성이 떨어져 판매하기 어려운 딸기는 잼이나 청으로 만들어두고, 종종 지역 어르신들이 모이는 마을회관에 기부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비록 한 알 딸기라도 버려지는 건 아깝고, 또 이걸로 사람들과 나눌 수 있으니 더 좋다'라는 그의 말에서 농부로서의 자부심과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때 비로소 나는 단순히 딸기를 사 먹는 소비자가 아니라, 자연과 농부의 땀으로 이뤄진 소중한 선물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농작물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수고와 정성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것이다. 확실히, 시중에서 사 온 딸기만으로는 알 수 없던 딸기의 생태와 재배 과정을 하우스 안에서 직접 마주하는 순간, 한 알의 과일에 담긴 자연과 인간의 협업이 얼마나 큰 결실을 맺는지 깨닫게 된다. 곳곳에 매달린 딸기를 보면, 그저 예쁘고 맛있는 과일이 아니라 매일 물을 주고, 애정을 쏟고, 빛과 공기, 영양분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졌다. 바구니에 담긴 딸기들을 다시 바라보며, 이 모든 과정을 몸소 겪는 농부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

체험 후 느낀 점

체험을 끝마칠 무렵, 농장 주인 할아버지는 내가 따 둔 딸기를 상자에 정성스레 담아 주셨다.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나눠 먹을 생각에 마음이 한층 들떴다. 거기에 더해 농장 한편에 위치한 작은 카페에서는 딸기라테와 딸기 빙수를 판매했는데, 막 갈아낸 신선한 딸기 퓌레를 우유나 얼음 위에 올린 음료가 얼마나 달콤하고 부드러운지, 한 모금 머금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향에 세상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조심스럽게 뒷좌석에 딸기 상자를 안치고 나니, 차 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딸기 향이 다시금 체험의 여운을 자극했다. 딸기가 하나씩 바구니에 모일 때마다 느꼈던 기쁨과, 직접 따서 바로 맛보았을 때의 상큼함, 그리고 농장 주인과 나눈 이야기들이 머릿속에서 되살아났다. 가족들이 딸기를 보고 환하게 웃을 모습이 그려지며, '아, 이래서 사람들이 주말에 농장 체험을 추천하는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며칠 뒤 가족들과 함께 따온 딸기를 먹으면서, 그 붉은 과육 속에 담긴 상큼함이 다시금 살아났다. '아, 이건 정말 남다르다.'라는 가족들의 반응에 내 마음도 뿌듯함으로 가득 차올랐다. 이번 딸기농장 체험이 준 특별한 점은,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과일에도 얼마나 큰 땀방울과 자연의 협조가 필요한지를 느끼게 해 준다는 점이다. 작은 한 알조차 소중히 대해야 하고, 딸기를 남기거나 버리는 일 없이 꼭꼭 맛있게 먹고 싶다는 마음마저 자동으로 생긴다. 이렇듯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손으로 딸기를 따고, 그 즉시 맛보는 과정은 단순한 재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한다. 자연의 신선함과 농부의 정성이 눈앞에서 펼쳐지니, 이보다 더 생생하고 감동적인 교육이 또 있을까. 딸기의 붉은빛,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따뜻한 햇살과 흙내음이 어우러진 농장 풍경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어느 누가 '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과일은 딸기다'라고 한다면, 지금은 그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기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됐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이 즐거움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