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리 갯벌체험마을 경험담, 준비
선도리 갯벌체험마을은 충남 서천군 비인면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갯벌 체험장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청정 갯벌로 유명하다. 갯벌에서 잡을 수 있는 것들은 동죽, 맛조개, 바지락 등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3월에서 11월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그 외 기간에는 어자원 보호를 위해 휴장 한다. 개인과 소규모 단위의 단체는 예약 없이 체험이 가능하며 체험 도구를 대여해야 한다. 양동이, 양파망, 썰매 등 개별 용기의 반입은 금지되어 있으므로 제공되는 봉투를 이용해야 한다. 채집한 어패류를 손질할 수 있는 세척장 및 손과 발을 씻을 수 있는 세면장이 완비되어 있다. 갯벌체험을 잘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물때표'이다. 갯벌 체험은 바닷물이 빠지는 시간대를 잘 맞춰야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손쉽게 갯벌에 들어갈 수 있는 시점을 미리 체크해 두어야 한다. 바닷물이 많이 남아 있거나, 혹은 완전히 빠져버린 경우에는 어중간한 깊이에서 체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체험 시 입는 옷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다. 갯벌은 일반적인 바닷가 모래사장보다 훨씬 진흙이 많고, 때로는 예측하기 힘든 지형이 펼쳐질 수 있다. 발목까지 단단히 잡아주는 장화나 아쿠아슈즈, 그리고 물과 흙에 강한 옷차림을 권장한다. 일부러 새 옷이나 흰색 옷을 입고 가면 흙이 튀어 얼룩이 질 수 있으므로, 활동성이 좋은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또한 갯벌 위에서 오랫동안 햇볕을 받으면 생각보다 쉽게 지칠 수 있으므로, 모자나 양산, 선크림을 챙겨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도 필수다.
체험 과정
선도리 갯벌체험마을로 떠나는 날, 자동차에 올라타면서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평소에는 잘 가지 않던 새로운 장소, 더군다나 갯벌체험이라는 이색적인 활동을 하러 간다고 생각하니 많이 설레었다. 길을 따라 달리면서 도시와 점차 멀어지고 드넓은 들판과 바다가 가까워질수록, 바람결에 실려 오는 짭조름한 해풍이 창문 틈새로 스며들었다. 바쁨과 분주함을 벗어나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차올랐다. 선도리 갯벌체험마을은 특별히 주차장에서부터 주민들의 반가운 인사가 돋보였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자 간단한 안내와 체험을 위한 준비물 목록을 건네받았는데, 장화를 빌려주는 친절함이 인상적이었다. 가는 길부터 즐거운 분위기가 연출되어, 마치 여행지라기보다는 오래전에 약속한 약속 장소에 찾아온 기분이 들었다. 길을 따라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마을 전경을 바라보니, 저 멀리 펼쳐진 갯벌이 한눈에 들어왔다. 반짝이는 햇빛을 머금은 물결이 부드럽게 일렁이고, 바닷바람은 묵은 피로와 걱정을 날려주는 듯 청량하기만 했다. 갯벌에 발을 디디는 순간, 우선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촉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땅속으로 조금씩 빠져드는 듯한 부드러운 흙의 감촉이 마치 아이 때 놀던 모래사장과도 달랐다. 물과 흙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이곳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숨 쉬고 있었다. 갯벌에 서서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살펴보니, 여기저기 작은 소라껍데기와 게가 바삐 움직이며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눈여겨보지 못했던 이 작은 존재들이 이렇게나 분주하고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함께 간 일행과 함께 고무 호미와 바구니를 챙겨 조개를 캐보았다. 비록 익숙지 않은 동작이어서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조금씩 감이 잡히자 모래 속에서 반짝이는 조개를 찾는 순간이 희열로 다가왔다. 갯벌에 엎드려 집중하며 삶을 이어가는 바다 생물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 인간이 아니라면 결코 상상하기 힘든 다른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갯벌 위를 걸으며 가까이서 자연과 교감하자,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환경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바다를 유지하는 것이 생태계에도, 사람에게도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몸소 느끼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해가 조금씩 기울어 갈 때쯤, 마을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갯벌 주변 습지와 바닷가를 둘러보았다. 사진으로만 보던 이곳에서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자연이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 알게 돼서 좋았다.
마무리
갯벌체험을 마치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니, 갓 수확한 해산물과 현지에서 재배한 채소로 만든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하루 종일 갯벌에서 땀 흘린 후에 맛보는 해물탕과 조개구이는 더없이 달콤하고 시원한 기분을 선사해 주었다. 마치 바다가 내어준 선물 같은 식사에 곁들여진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 역시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어르신들은 예전과 달라진 갯벌 풍경,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생계 방식에 대해 전해 주셨고, 젊은 사람들은 SNS에서 갯벌체험이 급부상하게 된 과정과 마을 활성화를 위해 운영 중인 프로젝트를 설명해 주었다. 한 테이블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식사를 나누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광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친 뒤, 무리로 모여 휴식을 취하며 오늘의 경험을 나누었다. 손에 쥔 작은 조개껍데기와 휴대폰 속에 담긴 사진들이 오늘 하루를 생생하게 증명해 주었고, 서로의 머릿속에는 저마다 잊지 못할 장면들이 박혀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창 너머로 해가 지는 갯벌 풍경을 바라보며, 비록 짧은 하루였지만 자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꼈다. 집으로 도착 후 체험할 때 잡은 조개들을 해감시켜서 조개탕을 끓일 준비를 했다. 마늘과 대파 등을 넣고 완성해서 먹어보니 너무 맛있었다. 조개가 싱싱했기 때문인 것 같다. 다음에도 가까운 갯벌체험장으로 여행 가서 더 많은 조개를 수확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