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종도 당일 여행 - 씨사이드파크, 영종진공원 외 2곳

by 감사하쟈 2025. 4. 13.

영종도 씨사이드파크
영종도 씨사이드파크

영종도 당일 여행, 씨사이드파크 레일바이크

지난여름, 무더위를 피해 도심을 벗어나기 위해 영종도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서해대교를 지나 영종도에 도착하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탁 트인 바다와 그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였다. 씨사이드파크에 위치한 이 레일바이크는 바다 옆 철길을 따라 달리는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는데, 바닷바람을 맞으며 풍경을 즐길 수 있어 특히 여름철에 인기다. 우리는 미리 예약해 둔 덕분에 긴 줄 없이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페달을 밟자마자 철커덩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한 바이크는 금세 우리를 시원한 해풍 속으로 안내했다. 오른쪽으로는 유유히 흐르는 서해의 바다가 펼쳐지고, 왼편으로는 인천대교와 송도의 고층 빌딩들이 병풍처럼 서 있어 장관을 이뤘다. 여름이지만 바닷가라 그런지 덥지 않고 시원한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어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구간 중간중간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었고, 해안선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컷 남기기도 좋았다. 약 5.6km, 45분가량의 왕복 코스는 생각보다 짧지 않았고, 다 타고나니 은근한 땀과 함께 건강한 피로감이 밀려왔다. 바이크를 마친 후, 씨사이드파크 내 쉼터에서 잠시 앉아 쉬면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커플,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로 여유로운 분위기가 가득했다. 특히 이곳은 아이와 함께 오기에도 좋고, 연인이나 친구끼리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바다와 레저 조합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시끄럽지도, 붐비지도 않는 이 완만한 분위기 덕분에 영종도의 첫인상은 아주 좋았다.

영종진공원과 하늘정원

씨사이드파크를 떠나 다음으로 향한 곳은 영종진공원이었다. 대부분 영종도 하면 을왕리나 해수욕장, 카페거리만 떠올리기 쉬운데, 이곳은 비교적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매력을 가진 장소였다. 영종진은 조선시대 때부터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였던 곳으로, 공원은 그 옛 터 위에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영종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석비와 안내판들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나무가 빼곡하게 우거져 있어 햇빛이 너무 뜨거울 걱정도 없었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천천히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라앉고 평화로워졌다. 공원 내부에는 군사 유적을 설명해 주는 안내판이 잘 되어 있었고, 중간중간 그늘 아래 벤치에서 쉬는 사람들도 많았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지형 덕분에 해풍도 불어오고, 멀리서 들려오는 갈매기 소리까지 더해져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어서 들른 곳은 하늘정원. 이름처럼 정말 하늘을 향해 열린 정원 같은 느낌이었다.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도, 의외로 자연이 살아있고 사람이 적어 조용한 힐링 장소였다. 특히 여름철 하늘정원에는 억새와 코스모스가 어우러진 광경이 펼쳐지는데, 장관이었다. 정원 안으로 들어서면 길게 뻗은 산책로와 탁 트인 전망이 함께하고, 이따금씩 비행기가 하늘을 가로지르며 착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하늘 아래 정원을 산책하며 인간과 자연, 기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느낌이 들었다. 정원의 끝자락 전망대에 서니 인천 앞바다가 시야를 가득 채우고, 구름이 낮게 깔린 하늘이 바다와 맞닿아 장대한 파노라마를 그려냈다. 영종진공원의 역사성과 하늘정원의 고요함은 여행의 중반부를 아주 부드럽고도 깊이 있게 채워줬다.

선녀바위해변에서 마무리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영종도의 대표적인 일몰 명소인 선녀바위해변이었다. 이름부터 전설을 품고 있는 이곳은 바닷가 바위 위에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다가 옷을 잃고 인간 세상에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해변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늦은 시간, 해가 천천히 수평선 가까이로 기울고 있었다. 붉은 노을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그 위로 갈매기들이 유유히 날아다니는 풍경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다. 이곳은 관광객이 일부러 많이 오는 유명 포인트는 아니지만, 바로 그 점이 더 매력적이었다. 시끄러운 음악도, 붐비는 사람도 없이, 파도 소리만이 귓가에 울려 퍼지는 정적인 분위기. 해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앉아 조용히 석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듯했다. 바위 위로 살짝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 인천대교가 실루엣처럼 서 있고, 해가 천천히 그 뒤로 사라지고 있었다. 바닷물은 노을빛을 머금고 반짝이며 밀려왔다 밀려나갔고, 잠시 모든 것이 멈춘 듯한 평온이 찾아왔다. 이곳에 앉아 있으니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놓쳤던 생각들, 감정들, 꿈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킨다는 말이 딱 맞았다. 돌아가는 길에 인근 해변가 포장마차에서 조개구이를 먹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짭조름한 해산물과 시원한 음료 한 잔은, 바다를 닮은 오늘의 기억에 딱 어울리는 엔딩이었다. 영종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풍부한 이야기와 풍경을 가진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