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아주 다양한 것들을 팔고 있는 자동판매기를 곳곳에서 보았을 것이다. 단순히 음료나 스낵을 파는 기계 외에도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독특한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일본 자판기의 특징이다. 일본 여행할 때 봤었던 특색 있는 자판기들을 종류별로 분류해 보았다.
한끼를 뜨끈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자판기
겨울에 일본으로 여행을 가면, 거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따뜻한 음식 자판기가 몸을 녹여준다. 도쿄 신주쿠의 한 골목에서 오뎅 자판기를 발견했다. 내가 구매한 것은 작은 캔 속에 국물과 함께 어묵, 곤약, 계란이 들어 있어 간편하게 오뎅을 즐길 수 있었다. 국물을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일본 특유의 감칠맛이 느껴졌다. 이 오뎅 자판기는 다양한 맛을 선택할 수 있어서, 가쓰오부시 향이 진한 국물부터 간장 베이스의 국물까지 취향에 맞게 골라 즐길 수 있었다. 어떤 자판기에는 계절별로 다른 오뎅 메뉴가 추가되기도 해서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유자 향이 나는 특제 소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오뎅 자판기도 존재하기도 하는데 색다른 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오사카의 한 번화가에서는 라면 자판기를 발견한 적이 있다. 버튼을 누르면 즉석에서 면을 삶아 국물과 함께 컵에 담겨 나온다. 짧은 시간 안에 완성되었는데 깊은 맛이 나서 깜짝 놀랬다. 따뜻한 국물을 한입 들이켜니, 일본의 편리함과 미식 문화가 결합된 느낌이었다. 일부 라면 자판기에는 고명을 추가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 차슈나 파, 반숙 계란을 추가해 보다 풍성한 한 끼를 즐길 수도 있다. 최근에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라면 자판기도 등장하여, 후쿠오카의 돈코츠 라면, 홋카이도의 미소 라면 등 지역별로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심지어 일부 라면 자판기에서는 주문 시 QR코드를 스캔하면, 사용자 맞춤형 토핑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된다. 일본에서 라면 자판기는 주로 늦은 밤까지 운영되어 바쁜 직장인이나 야근 후 귀가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간편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이러한 자판기를 찾아볼 수 있어, 장거리 여행 중에도 따뜻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일부 고급 휴게소에서는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프리미엄 라면 자판기도 만나볼 수 있으며, 입맛에 따라 국물의 짠맛이나 매운맛도 조절이 가능하다.
살아있는 것들도 파는 자판기
도쿄의 한 지하철역에서는 신선한 바나나를 파는 자판기를 발견했었다. 바나나는 개별 포장되어 있어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아침을 거르고 나온 출근길 직장인들에게 유용할 것 같았다. 일본에서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건강한 간식을 챙길 수 있도록 이런 신선 식품 자판기가 많았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바나나 자판기를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바나나뿐만 아니라 컷 과일을 파는 자판기도 있어, 한 조각씩 포장된 사과, 오렌지, 파인애플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건강한 간식을 빠르게 섭취할 수 있도록 고안해낸 일본만의 세심함이 느껴졌다. 일부 자판기에서는 요거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옵션도 제공되어, 보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가능할 것 같다. 이러한 자판기들은 주로 사람들이 붐비는 역이나 쇼핑몰 입구에 위치해 있어,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간편하게 건강한 간식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제껏 봐왔던 자판기 중에 제일 특이했던 것이, 홋카이도의 한 수산 시장에서는 신선한 해산물을 파는 자판기가 있었다. 보통의 자판기와 달리, 내부가 냉장 보관되어 있어 언제든지 신선한 생선을 구매할 수 있었다. 버튼을 누르면 밀봉된 생선이 나왔고, 옆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요리법까지 제공되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이 자판기에서는 연어, 방어, 오징어 등 다양한 해산물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일부 자판기에서는 즉석에서 조리된 회와 초밥도 제공되었다. 일본에서는 신선함과 편리함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이러한 자동판매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현지 시장뿐만 아니라 공항, 기차역 등에서도 볼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도 매우 유용했다. 특히, 최근에는 지역 특산 해산물을 활용한 한정판 초밥 세트도 등장하여, 현지의 신선한 해산물을 손쉽게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일부 고급 수산물 자판기에서는 구매 후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감성 가득한 특별한 자판기
도쿄 시부야에서는 로맨틱한 사람들을 위한 꽃다발 자판기를 만날 수 있다. 데이트를 앞두고 급하게 꽃을 준비해야 할 때나, 특별한 날 기념으로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고 싶을 때 유용해 보였다. 작은 부케부터 고급 장미까지 다양한 옵션이 있었고, 갓 포장된 신선한 꽃 향기가 그대로 전달되었다. 또한, 일부 자판기에서는 계절별 한정 꽃다발을 판매하기도 해, 특정 시즌에는 벚꽃이나 국화로 만든 부케를 구매할 수도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손쉽게 로맨틱한 선물을 준비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꽃다발 자판기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의 '가차폰(캡슐 토이)' 문화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아키하바라의 한 쇼핑몰에서는 100여 개가 넘는 가차폰 자판기가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부터 귀여운 동물 피규어, 그리고 예상치 못한 기괴한 디자인의 장난감까지 다양하다. 무작위로 나오는 아이템의 재미 덕분에 나도 모르게 몇 개씩 뽑은 적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전통문화와 관련된 가차폰도 늘어나, 미니어처 다도 세트나 일본식 과자 모형 같은 독특한 아이템도 등장하고 있어서 일본을 상징하는 작은 소품을 가지고 싶을 때 이용하게 된다. 또한, 특정 지역에서만 한정 판매되는 가차폰도 있어 여행 기념품으로도 인기가 많았다. 예상할 수 없는 서프라이즈 요소 덕분에 일본을 방문한 여행객들은 이 작은 자판기를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느낀다.
여행의 기념품을 판매하는 자판기
일본 각 지역에는 해당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산물 자판기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교토에서는 전통 과자가 나오는 자판기를 발견했고, 후쿠오카에서는 명란젓이 담긴 자판기를 보았다. 홋카이도에서는 감자버터와 유제품이 담긴 자판기를, 오키나와에서는 흑설탕과 '시콰사'(오키나와산 감귤 음료)가 나오는 자판기를 볼 수 있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특산주나 일본 사케를 소량으로 즐길 수 있는 자판기도 운영되고 있어, 그 지역의 색다른 맛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도쿄에서는 지역 한정 디저트와 차를 세트로 판매하는 자판기도 있어, 간편하면서도 정갈한 일본식 티타임을 원한다면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부 지역 특산물 자판기에서는 간단한 요리법과 추천 조합까지 안내해 주어 여행객들이 더욱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홋카이도의 유제품 자판기에서는 현지 버터를 활용한 간단한 요리법이 QR코드로 제공되었고, 오사카의 다코야키 소스 자판기에서는 집에서도 손쉽게 오사카 스타일의 다코야키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가 함께 제공되었다. 이러한 기능 덕분에 관광객들은 기념품으로 구매한 특산물을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직접 요리해볼 수도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각 지역의 특산물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으며, 이러한 자판기를 통해 그 지역의 인기상품을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