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른 아침, 평소에는 조금 늦잠을 자곤 하지만 이번만큼은 마음먹고 일찍 일어났답니다. 한동안 집에만 머물러 있었더니 답답한 기분이 들었고, 그래서 가볍지만 알찬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기로 했죠. 고심 끝에 정한 행선지는 바로 경기도 포천입니다. 예전부터 포천에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이색적인 관광지가 많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기대 이상으로 매력적인 곳이더라고요.
우선 집에서 자차를 이용해서 약 한 시간 반 정도 달려서 도착한 첫 번째 목적지는 포천 아트밸리였습니다. 과거 폐채석장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라고 해서 호기심이 뿜뿜했거든요. 입장권을 끊고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넓은 호수와 주변 바위 절벽이 어우러진 장엄한 풍경이었어요. 이곳을 '천주호'라고 부르는데, 에메랄드빛 물색이 투명하게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해외 어딘가의 유명한 곳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바위 절벽이 그대로 드러난 옛 채석장의 흔적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예술 작품들이 전시된 조형물과 야외 공연장을 구경했어요. 올라가는 길이 조금 가팔랐지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주변 경치를 구경하니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맑은 날씨 탓에 하늘은 쨍하게 파랗고, 햇살이 바위면에 부딪혀 반짝이는 모습이 근사했죠. 정상 근처 전망대에서는 포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그 탁 트인 풍경에 한참 동안 마음을 뺏겼습니다. 작은 카페테리아가 있어 아아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만끽했어요.
아트밸리에서 한참 구경하고 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배도 출출해져서 근처 식당을 찾았는데, 포천 하면 떠오르는 대표 먹거리가 '이동갈비'와 '막걸리'잖아요. 갈비 식당 밀집 지역까지 차로 이동하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 편했습니다. 고기를 주문하자 숯불 향을 머금은 두툼한 갈비가 지글지글 구워지면서 맛나는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한입 베어 무니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터져 나왔고, 곁들여 나온 밑반찬들도 깔끔하니 입맛을 돋웠습니다. 이동갈비는 역시 명불허전이었고, 살짝 시원하게 꺼낸 막걸리를 함께 곁들이니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막걸리는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있어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데, 여행지에서 마시는 술이라 그런지 더욱 맛있게 느껴졌어요.
식사를 마친 후엔 포천 허브아일랜드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사실 허브아일랜드라는 이름만 듣고는 '허브 전시를 주로 하는 작은 농원인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테마파크처럼 규모가 꽤 크더라고요. 입구부터 곳곳에서 허브 향이 솔솔 풍기고, 파스텔톤 건물들이 알프스 마을처럼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산책하기에 제격이었어요. 내부에는 허브로 만든 제품들을 판매하는 샵, 직접 화분에 허브를 심어볼 수 있는 체험 공간, 그리고 허브빵이나 허브차 등 독특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었습니다. 특히 허브향이 가득한 베이커리에서는 빵이 구워지는 고소한 냄새가 어찌나 좋던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간단히 허브빵과 라벤더 향이 들어간 차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포근한 날씨 덕분인지 노천 좌석에서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빵을 먹고 차를 마시는 순간, '아,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구나'싶었습니다.
허브아일랜드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나니 어느덧 오후가 깊어가더군요. 조금 더 자연 풍광을 느끼고 싶어서 차로 이동해 산정호수에 들렀습니다. 이 호수는 호젓한 산속에 자리해 있어서 호수 주변 산책로나 보트 타기 같은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게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마스크를 잠시 내리고 맑은 공기를 흠뻑 들이마시니, 몸과 마음이 모두 정화되는 듯했습니다. 산과 물, 그리고 자연에 둘러싸인 이 시간이야말로 여행의 큰 힐링 포인트라 할 수 있죠. 주말이어서 조금 붐비긴 했지만, 도심과는 또 다른 여유로운 풍경에 절로 행복해졌습니다. 이렇게 산정호수까지 구경하고 나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려고 하더라고요. 하루 종일 포천 여러 명소를 돌아다녔더니 발걸음은 조금 무겁긴 했지만, 마음만은 한껏 가벼워졌습니다.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알찬 코스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가는 길에 잠시 들른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오늘의 추억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인생 사진으로 남길 만한 풍경도 많았고, 무엇보다 갈비와 막걸리의 조합으로 배를 든든히 채운 뒤 호젓한 호수 풍경까지 즐길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다소 피곤했지만, 정체 없이 편하게 집에 도착했어요. 짧은 당일치기 여행이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짬을 내어 훌쩍 다녀오기에는 포천만큼 좋은 곳도 많지 않을 듯합니다. 채석장을 탈바꿈한 멋진 예술 공간인 아트밸리, 오감만족의 허브아일랜드, 그리고 잔잔한 호수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산정호수까지. 거기에 이동갈비와 막걸리까지 곁들여진다면, 하루 동안 충분히 눈과 입이 모두 행복해지죠. 언젠가 또 기회가 된다면 포천에 좀 더 머물면서 캠핑이나 계곡 트레킹 등 다른 레저도 즐겨보고 싶어요. 하루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아 모든 명소를 충분히 못 둘러본 것이 살짝 아쉬웠거든요. 그래도 이번 포천 당일치기 여행이 제게 준 즐거움과 힐링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다음에는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와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혹시 아직 포천을 가보지 않은 분이라면, 주말이나 휴일을 활용해 다녀오는 걸 추천해요. 가까운 거리에서 자연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소소하지만 특별한 체험을 모두 누릴 수 있으니까요.
이상으로 제 포천 힐링여행 후기였습니다. 피곤함보다는 새로운 활력을 얻고 돌아온 하루였고, 다시 한 번 느낀 거지만 역시 짧은 여행이라도 훌쩍 떠나는 것이 삶에 큰 자극이 되더라고요. 만약 여러분도 바쁜 일상 속 여유가 필요하다면, 지체 말고 포천으로 가볍게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